60년간 확 바뀐 성별·세대별 선호 이름
영수·순자에서 민준·서연으로…. 18일 대법원이 발간한 ‘역사 속의 사법부’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성별·세대별 ‘이름의 역사’도 변화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948년 출생신고자 중 여성은 ‘순자’(5636명), 남성은 ‘영수’(942명)라는 이름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2008년 여성은 ‘서연’(2375명), 남성은 ‘민준’(2039명)이 수위를 기록했다. 1970년대까지 여성 이름 끝자에 빈번히 사용됐던 ‘자’ ‘숙’ ‘희’ 등의 글자는 1978년쯤부터 선호 이름 순위에서 사라졌다. 남성의 경우엔 ‘철’자가 비슷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지원’ ‘현서’와 같이 남녀 성별 구분이 힘든 이름이 많이 나타났다.

대한민국 국적자 중 가장 긴 이름은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씨로 17자다. 이중 국적자까지 포함하면 ‘프라이인드로스테쭈젠댄마리소피아수인레나테엘리자벳피아루이제’씨가 30자의 가장 긴 이름으로 등록됐다.

1993년부터 성을 제외하고 5자 이내로 이름 글자수를 제한해 이 법규를 고치기 전에는 기록이 깨질 수 없게 됐다. 호적(현재 가족관계등록부)상 이름은 과거 한자로만 적다가 1994년부터 한글과 한자를 병기했다. 이후 두음법칙 적용에 혼선이 생겨 담당공무원마다 표기가 달라지자 정부는 ‘李·柳·羅’의 성을 ‘이·유·나’로 적는 등 일괄 표기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일괄 표기가 인격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2007년 8월부터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본래소리를 기재할 수 있게 됐다.

‘경운기’ ‘김하녀’ 등 주변의 놀림감이 되거나 ‘박시알’ ‘이미매’ 등 부르기 어려운 이름들에 대한 개명신청도 꾸준히 증가세다.

대법원은 1995년 한시적으로 ‘국민학교 아동에 대한 개명허가신청사건 처리지침’을 시행했다. 이어 2005년 11월 대법원이 허가요건을 완화, 개명신청자가 급증했고 이듬해 신청건수만 10만9567건에 달했다. 2008년 개명신청자 수는 14만6840명으로 1999년 3만656명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1월 19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