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내 이름은 태구민”…탈북 후 테러 위협 때문에 개명
탈북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태영호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는 16일 “구원할 구(救)에 백성 민(民)자를 써서 북한 형제자매를 구원해보겠다고 ‘구민’으로 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태영호’에서 ‘태구민’으로 개명한 사실과 이유를 공개했다.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다 고쳤다”며 “개명해서 지난 몇 년간 신변 안전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4·15 총선에서는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선거를 치른다고 한다. 태 전 공사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다시 개명 신청을 했으나 법원에서 3개월은 걸린다고 해 결국 총선 전엔 개명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앞으로 지역구에 나가면 주민들도 지난 몇 년간 태구민이란 이름으로 살아온 것을 이해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변 안전에 대한 질문에는 “안전 보장에 어려움이 증가해도 정부를 믿고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나설 것”이라고 답변했다.

태 전 공사는 자신의 총선 출마가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를 학습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4월 15일은 선거일이지만, 북한에선 김일성이 태어난 날”이라며 “김일성 생일에 북한 주민들이 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 선거로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 전략 공천 가능성 등 출마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평화에도 정의로운 평화와 정의롭지 못한 평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롭지 못한 평화는 북한 비핵화를 머리에 이고 북한의 눈치 보면서 조심히 유지하는 평화”라고 쓴소리를 했다.


2020년 2월 17일
중앙일보 김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