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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양이+원영 아니고 양+이원영인가?
    ◇ 개명신청과 성본변경, 그리고 민법 781조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환경운동연합 처장,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등 이력에서 보듯 환경운동 분야에 족적을 남기고 있는 환경단체 활동가 출신이다. 하지만 이번에 그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는 환경 분야가 아닌 다른 데를 비추고 있었다. 바로 그의 이름 때문이다.

    ◇ 헌정 사상 최초의 부모 성을 함께 쓰는 국회의원

    양이원영 당선인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15일 개명신청을 허가했다. 주민등록표에 '양원영'이라는 기존 이름 대신 '양이원영'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양 당선인은 "2001년부터 이 이름을 사용해왔다"며 "의외로 보수적이던 아버지도 흔쾌히 동의해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양이원영이란 이름은 성평등 차원을 넘어 지난 20년간 환경운동가와 에너지전환활동가로서 제 정체성이다. 그 평가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만큼 양이원영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싶었다"며 개명 신청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20년 가까이 사용한 '양이원영'이라는 이름 대신 '양원영'이라는 이름으로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했다.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할 때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이름을 사용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난 뒤 그는 법원에 개명신청을 냈다. 이미 사회적으로 20년 가까이 사용한 '양이원영'이라는 이름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모 성 함께쓰기 운동의 영향으로 역대 국회의원 중에도 부모의 성을 함께 사용했던 인물이 있다. 남인순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등이 남윤인순, 한이명숙으로 활동하다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원래 이름을 사용한 적은 있지만, 법적으로 개명까지 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배우 출신인 강신성일 전 의원은 배우 시절 예명을 국회의원 후보 등록에 사용할 수 없어 개명신청을 통해 본명의 성씨인 '강'과 예명인 '신성일'을 합친 새이름 강신성일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강신성일 전 의원의 '신'씨는 어머니 성씨를 따온 것이 아니라 당시 소속사 '신필름'에서 제일 가는 별이 되리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따라서 양 당선인은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부모 성을 모두 사용하는 최초의 국회의원이 될 예정이다.

    ◇ 그런데 왜 성을 바꾸지 못하고 이름만 바꿨을까?

    민법 781조는 자녀는 부 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와 모 양쪽 성을 함께 쓰는 것은 민법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양이원영 당선인은 아버지 성인 '양'은 그대로 따르고, 어머니 성인 '이'에 원래 주민등록상 이름인 '원영'을 붙여 이름을 '이원영'으로 개명한 것이다.

    성을 바꾸려면 개명신청이 아닌 '성본변경 신청'을 해야하는데 개명신청보다 법원의 허가 기준이 엄격하다. 민법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부, 모 또는 자녀의 청구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부모가 있는 경우에는 부 또는 모의 성을 따라야만 한다. 양이원영 당선인의 경우 '양이'를 새로운 성으로 만들려면 '창성창본'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 귀화자에게만 허용되는 일이다. 내국인은 부모를 알 수 없는 사람(가족관계등록부가 없는 사람)만 창성창본을 신청할 수 있다.(민법 781조 4항)

    결론적으로 '부모성 함께 쓰기'가 대한민국에서는 법적으로 허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부모의 성을 함께 쓰려면 양이원영 당선인처럼 개명신청을 통해 부 또는 모의 성을 이름에 붙이는 방식으로 새이름을 만들어야 형식상으로나마 부모 성 함께 쓰기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때도 성은 '양'이고 이름은 '이원영'이 된다.

    성이 '양이' 이름이 '원영'이 되려면 민법, 가족관계등록법 등 관련 법령이 모조리 바뀌어야 한다. 물론 그 이전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법 개정이 가능한 일이다.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령이 바뀔 수 있을까?

    1997년 호주제는 폐지됐고 성씨와 관련된 규정도 부 또는 모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지만 '부모 성 함께쓰기'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아직 법 개정 움직임을 일으킬 정도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뉴스톱의 질문에 양이원영 당선인은 "아직 거기까지 들여다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2020년 5월 29일
    뉴스톱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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