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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화씨 성 바꾼 뒤로 남편과 아이들이 더 좋아해 |
"성 바꾼 뒤로 남편과 아이들이 더 좋아해"
"성본 변경이 받아들여지자 아이들도 좋아하고, 남편도 좋아하고, 나도 정말 기뻤어요."
올해 초 두 딸 성(姓)을 재혼한 남편 성으로 바꾼 방송인 김미화 씨는 담담하게 심정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9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점점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내가 한 일이 과연 잘한 것인지 판단하지 못하겠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러나 김씨는 "재혼한 엄마 처지에서 성본 변경은 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자녀 성본 변경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자신이 어렸을 적 받았던 가슴 아픈 상처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떤 남학생이 "아버지도 없는 것"이라며 김씨 뒤를 쫓아다니며 심하게 놀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커다란 충격과 상처를 받은 김씨는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이 서러워 집에 돌아가 펑펑 울었다.
하지만 본디 쾌활한 성격이었던 김씨는 "그 이후 더욱 명랑해지려고 노력했다"며 "아직까지도 자신을 놀렸던 그 남학생 얼굴과 이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웃으며 얘기하기도 했다.
김씨는 "우리나라에서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며 "내 아이들만큼은 온전하게 아버지를 만들어주고자 성본 변경 신청을 하게 됐다"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현재 김씨는 2005년 이혼한 전 남편 김 모씨와 사이에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인 두 딸을 두고 있다.
지난해 김씨는 윤승호 성균관대 교수와 재혼했고 올해 1월 1일 휴일이 끝나자마자 두 딸 성을 김씨에서 윤씨로 변경해 달라며 서울가정법원에 '성본변경허가심판'을 청구했다. 법원은 한 달 반 뒤인 2월 중순께 이를 받아들였다.
김씨 두 딸은 한창 민감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시기여서 김씨는 인터뷰하는 내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말을 꺼낸 김씨는 "결혼한 부부가 해로하면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지만 그게 안 돼서 아이들 성까지 바꾸게 된 것은 비극"이라며 "더군다나 잘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이런 일을 겪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을 바꾼 이후로 아이들이 더 좋아했고 오히려 걱정하지 말라며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는 김씨는 구김 없이 자라고 있는 두 딸을 대견스러워했다.
김씨는 호주제 폐지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반대 세력 측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때로는 그들에게서 심한 욕설까지 들은 적도 있다.
현재 여러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김씨는 "오래전 여성민우회 측에서 행사 사회를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고 수락했다가 아이 성이 달라 온전한 가족이 될 수 없다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정말로 많다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고 토로했다.
"비록 그들은 사회에서 소수지만 사회 배려 차원에서 볼 때 성본변경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또 김씨는 "아이들 행복추구권을 위해서라도 성본변경제도를 적극 찬성한다"며 제도의 긍정적인 면을 또박또박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성본이라는 것은 단지 본인 출신을 드러내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있다.
아이들 성을 바꾸기까지 힘든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성본 변경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데 그러한 보이지 않는 시선들이 가장 힘들었다"고 김씨는 답했다.
김씨는 "다만 연예인으로서 내가 이혼한 뒤 재혼한 사실이나 아이들끼리 성이 다르다는 사실들이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져서 그런지 큰 문제 없이 가정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본지 독자들에게 한마디를 전달하고 싶다며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많은 사회적 편견을 받는다"며 "이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사회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2008년 5월 13일
매일경제 임태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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