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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들었어도 촌스러운 이름은 바꿔야지
    주부 박정아(여·59)씨는 최근 새로 나온 여고 동창회 주소록을 받아들고 좋아했다. 박씨 이름이 본명 '박점순' 대신 '박정아'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법원에 개명 신청을 했다. 박씨는 "딸 결혼식 때 청첩장에 촌스러운 이름이 찍혀 속상했다"며 "개명 허가를 받은 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중년층 이상에서 이름을 바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나이까지 살았는데 이제 와서 뭐 하러…" 하고 체념하던 과거와 달리 50·60대에 접어들어서도 본명을 버리고 '민준' '서연' '정아' 등 젊고 세련된 이름을 택하는 사람들이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해 동안 개명 신청을 한 사람은 모두 14만6871명이다. 서울가정법원 홍창우 판사는 "연령별 통계가 따로 없어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50대 이상 신청자가 늘기 시작해 요즘은 열명 중 한명꼴이 넘는 것 같다"고 했다.

    중년층 개명은 2005년 대법원이 '엄격한 개명 제한은 개인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결하면서부터 생긴 트렌드다. 과거에는 법원이 '섣부른 개명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다'는 입장이어서 나이 들수록 개명 신청도, 허가도 쉽지 않았다. 오석준(47) 대법원 공보판사는 "과거에는 이름이 촌스럽다고 바꿔주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특별한 제한사유가 없는 한 개명을 허가해주는 추세"라고 했다.

    중년 개명 신청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촌스럽거나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고치는 것이다. 서울동부지법에서는 지난해 이해삼(여)씨가 '소연'으로, 안산지원에서는 홍쌍연(여)씨가 '수연'으로 이름을 바꿨다. 서울남부지법에서는 김삼식씨가 '우정'으로, 대구가정지원에서는 권매기(여)씨가 '영숙'으로 개명 허가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52~69세였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법률사무소 사무장은 "개명이 쉬워지면서 평생 참고 살던 중년들이 '지금이라도…' 하고 신청하고 있다"고 했다.



    2009년 2월 6일
    조선일보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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