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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마다 꼬이는데 '이름 한번 바꿔봐?' |
‘이름을 고치면 지금보다 형편이 좀 나아질까.’
대기업 부도와 부실기업 퇴출 등으로 사회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름을 바꾸려는 개명신청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법원 개명허가 신청 접수 창구엔 사업과 결혼 생활 등에 실패한 뒤 이름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이름이 나쁜 인상을 주거나 별명에 시달리는 어린 자녀들의 이름을 바꾸려는 부모들이 많이 찾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12일 춘천지법 및 관내 4개지원에 따르면 IMF사태라는 초유의 경제대란이 일어난 지난 97년말이후 도내 개명허가 신청자가 늘어나기 시작, 지난 98년 556건에서 지난해엔 872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들어서도 10월말 현재 705건의 개명허가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金모씨(24·여·춘천시)는 지난 7일 춘천지방법원을 찾아 “철학관에서 사주와 관상을 봤는데 현재 이름을 계속 사용하면 직장운도 별로 없고 사업하는 남편과의 사이도 상당히 안좋아지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개명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홍천군 서석면에 사는 金모씨(54·여)도 “하는 일마다 되지 않아 스님과 상의했더니 이름이 너무 안좋다는 말을 들었다”며 “앞으로라도 부부운과 자식운이 좀 나아질 수 있도록 이름을 고쳐 쓰게 해달라”고 법원에 개명허가를 호소했다.
그러나 미성년이 아닌 성년 남녀들의 개명신청이 이처럼 늘어나면서 불허 판결도 급증, 춘천지법의 경우 지난해엔 280건의 개명허가 신청 가운데 불허 판결이 13건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서는 219건 가운데 무려 78건이 불허 결정됐다.
李根雄 춘천지법원장은 “자신의 이름은 개체를 특정하는 최소한의 권리인 동시에 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이나 무분별한 개명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어린 자녀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이름 등 특별한 경우에 한해 개명을 허가하고 있으며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11월 18일
강원도민일보 김근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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